*♤*  茶에 대한 명상 *♤*  


淸虛 



좋은 차를 마셔도 마음이 맑지못하면

그 차의 맛을 음미할 수 없고

나쁜 차를 마셔도 그 마음이 깨끗하면

동시에 그 청정한 맛을 느낀다

그래서 항상 마음이 청정할 때는

먼 벗을 먼저 떠올리고 차를 끓이고

그와 마주 앉아 고운 차향에 젖어든다

그것은 서로가 가까이 있지 않아도 가까움이요

멀리 있어도 결코 먼 거리가 아닌 마음이다

차를 가까이 함은 나의 찌꺼기를 씻기 위함이요

차를 멀리함은 스스로 그 때를 끼우는 일이다

달밝은 밤에 대잎에 맺힌 이슬을 훑어

온갖 정성으로 차를 끓임은

천리밖 님을 그리워 하는 마음이요

햇살 비친 창가에서 차를 끓임은

먼 벗이 달려오길 기다리는 마음이다

또한 이른 새벽에 차를 끓이는 정성은

그 하루가 고요하게 무르익어

보다 영원으로 굽이치길 기원하는 마음이다.